집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사는 곳이 한국 혹은 미국, 아니면 그 어느 곳이든지 지친 하루를 보내고 편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멀리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도 여정을 마치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그 생각만으로도 힘을 솟게 하곤 한다.
그래서 집이 필요한 거다. 집을 임대하느냐, 소유하느냐는 경제 상황에 따라 항상 논쟁이었다.
어떤 전문가는 “지금이 집을 구입할 최적의 시기”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다른 전문가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가격이 하락했을때 들어가야”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때 집값이 떨어진 적은 거의 없다.
IMF구제금융,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등 큰 금융위기때 잠시 주춤할때 결과적으로 집값은 그 주춤할때의 가격을 회복하고 더 큰 상승곡선을 그리며 달린다.
“이러다 집값이 떨어지겠지” 하다가 매수타이밍을 놓쳐 영영 집을 못사거나 울며겨자먹기로 뒤늦게 높은 가격에 집을 사는 경우도 많다.
결국 집은 어느 시점이건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된다.
그런 면에서 미국 부동산은, 특히 생애 첫집일 경우에는 경기에 크게 상관없이 아무때나 사는 것이 낫다.
특히 포틀랜드처럼 인구 유입이 많아서 주택의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는 당분간 주택 임대보다는 구매가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
주택시장이 향후 몇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지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주택구매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집을 어떻게하면 잘 살까?
집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가 있다.
1. 어떻게 나에게 맞는 집을 구할 수 있을까?
2.어떻게 가격이나 조건을 조정하고 협상을 하나?
3.주변 시세와 비교해 내가 정말로 좋은 가격에 집을 살 수 있을까? 그렇다면 주변 시세는 어떻게 정확하게 구할 수 있나?
집을 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부동산 중개인을 구하는 것이다.
일 잘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구하면 집 구하는 프로젝트의 50%는 끝낸 셈이다.
일 잘하는 에이전트라면 집을 사는 전과정에서 훌륭하게 도와줄 수 있다.
미국에서 집 사는 과정이 의외로 간단한 듯 보이면서도 까다롭고 혹여 법률적인 이슈가 걸릴 수도 있으니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를 구하는 것이 좋다.
에이전트를 구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모기지(Mortgage)라고 하는데 전체 집 가격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 금액은 15년 혹은 30년동안 이자와 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내는 일부의 금액은 다운 페이먼트(Down Payment)라고 하며 보통 전체 집값의 0~20% 생각하면 된다.
매달 들어오는 수입은 좋은데 다운 페이먼트할 목돈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을 진행하는 대출기관(Lender)과 상의를 해보면 다운 페이먼트는 최소 3%까지 낮출 수 있다.
다만 비싼 집만 아니면 신용상태에 따라 다운 페이먼트는 충분히 조절 가능하다. (그래서 좋은 대출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집을 구할때 대출기관에서 먼저 사전융자승인(Pre-approval)을 받아야 한다.
사전융자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의 재무상태를 증빙할 수 있는 각종 서류를 제출함으로써 받을 수 있다.
다음 스텝은 본격적으로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보는 것.
보통 구매자들은 평균 다섯집을 둘러본 뒤 집을 구하는데 몇몇집을 둘러본 뒤 조건에 맞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집을 많이 볼수록 좋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많이 보면 볼수록 더 결정하기 어렵기도 하다.
때문에 미리 집을 보러 다니기전에 기준과 조건을 세운뒤 그것에 부합한 지를 따져보면 결정하기에 다소 쉽다.
부동산 에이전트와 사무실에 앉아 기준과 조건에 대해 논의하고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괜찮은 집을 찾았다면 다음으로는 에이전트를 통해 셀러(seller)와 집가격이나 조건 등을 담은 오퍼(offer)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에이전트를 통해 가격과 조건 등을 협상하면 된다. 이때 모든 오퍼와 협상은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보통 오퍼를 넣을때는 선수 계약금(earnest money)으로 전체 집값의 약 1~1.5%의 금액을 함께 보냈는데 2018년부터는 이 조항이 바뀌어 오퍼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을때만 내면 된다.
중간에 집에 문제가 있다거나 해서 계약을 취소할 경우 이 계약금은 100% 돌려 받는다.
하지만 계약서까지 이미 쓴 최종 상태에서 마지막에 불가피한 사유로 구매예정자가 계약을 포기할때는 이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한다.
협상이 잘 돼서 합의에 이르렀다면 이제 90% 이상 일을 마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이 단계에서 집이 소개된대로 문제가 없는지를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를 고용해 집 검사(home inspection)을 하는데, 이때 지붕에서부터 마루 바닥(crawl space), 전기, 에어컨, 히터, 가스 등 집의 모든 상태를 정밀하게 조사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견된 경우에는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홈 인스펙션(inspection)에서 나온 크고 작은 이슈들은 추가 협상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가령 지붕에 물이 샌다고 하면 집주인이 최종 계약서에서 사인하기 전에 고쳐준다거나 혹은 입주자가 고칠 수 있도록 돈으로 준다거나 해서 해결한다.
이 모든 것은 협상에 달려있는데 중간에서 이 협상을 담당해줄 에이전트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인스펙션이 끝나면 돈을 빌려줄 대출기관에서 그 집의 가치를 측정하는 감정평가(appraisal)를 하는데 이것은 집값을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대출해주는 돈의 규모가 그 집값에 맞는지를 따지는 과정이다.
보통 큰 이슈가 없는 한 무난하게 넘어가긴 하지만 어떤 이슈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으므로 가볍게만 생각할 단계도 아니긴 하다.
집구매의 마지막 단계는 클로징(closing). 우리 말대로 하면 집문서를 넘기는 최종 계약서 사인단계다. 집문서격인 타이틀(title)을 넘기는 작업인데 만약 은행담보대출을 끼고 살 경우에는 문서가 그야말로 보통 책한권 분량이 넘을만큼 방대하다.
반면 집을 모두 현찰로 사게된다면 계약서는 의외로 간단하다.
클로징은 보통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계약을 위해 이런 계약을 주로 담당하는 제3의 회사를 선정, 진행한다.
구매자는 클로징할때 비용이 필요하므로 실제 지불한 집값 이외에 얼마정도의 여윳돈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문서에 사인을 다 하고 집이 속해있는 관할 카운티(county)에 기록이 끝나면 비로서 집 열쇠를 받게 된다. 온전히 자기 집이 되는 순간이다.
집 구매시 장점은 에이전트 수수료를 안 줘도 된다는 점. 흔히 ‘복덕방 수수료’는 파는 사람이 모두 내게 되어 있어 구매자는 수수료를 한푼도 낼 필요가 없다.
이렇듯 미국에서 집구매는 한국과 비교해 언뜻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 과정도 복잡하고 체크해야 될 사항도 많기 때문에 나대신 일을 해줄, 그리고 조언을 해줄 좋은 에이전트를 구하는 일이 참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부동산 불패’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 듯 싶다. 집을 여유가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사는 것이라고 봤을때 모두들 목돈을 잘 마련해 다들 내집 한칸 장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틀랜드(오레곤)=최성욱
오레곤주/워싱턴주 라이선스 부동산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