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달 사이에 3개의 부동산 계약 체결을 도왔다.
3건 모두 쉬우면 쉽고 어려우면 어려운 건들이었다.
나름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객들이 복잡한 절차때문에 어려워하거나 번거로움을 느끼지 못하도록 뒤에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잘 모르겠다.
이번 3건은 모두 그렇게 비싼 집들은 아니었다. 1건의 단독주택과 2건의 타운하우스 구입 건이었다.
단독주택은 시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협상을 잘 한 덕분에 가격도 많이 깎고, 집 수리 비용도 보조받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주택 가격은 30만달러가 되지 않는, 포틀랜드 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주택이었다.
고객이 주말마다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둘러본 후 마음에 드는 후보들을 골랐고, 필자가 나서서 협상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집 구매로 이어졌다.
예전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보통 부동산 중개인(리얼터)이 집 정보를 뽑아주고 같이 집을 보러 다녀야만 했는데 요즘에는 질로우닷컴 등 인터넷으로도 리스팅 정보를 볼 수 있어 젊은 고객들은 보통 자신들이 직접 집을 보러 다니고 어느정도 지역과 후보들을 추스린 다음에 리얼터와 함께 막판 작업을 한다.
이 젊은 부부 고객의 경우 다운페이먼트를 5%만 하고 나머지 95%를 융자로 받았다.
보통 집을 살때면 15%정도를 꼭 다운페이먼트로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에는 5% 혹은 3%의 다운페이먼트로도 충분히 집을 살 수 있다.
물론 이럴때는 직장이 안정적이고 또 신용(credit score)도 좋아야 한다.
워낙 건실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고 수입도 안정적인 데다가 필자와 함께 일하는 모기지 브로커가 훌륭하게 일을 잘 해줘서 무난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두번째 케이스는 타운 하우스를 찾는 고객이었는데, 작년에 이미 두어차례 집을 사려고 시도했다고 마지막 인스펙션에서 큰 문제들이 나오면서 집 구매를 거의 포기했던 고객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필자를 만나서 부동산 얘기를 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서 집을 한번 다시 찾아볼까 하다가 마침내 집을 찾은 케이스다.
이 고객 역시 집을 고르는 기준이 명확히 있으셨고, 틈틈이 주말마다 오픈하우스를 방문하는 등 계속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해온 덕분이 비교적 수월히 집을 찾을 수 있었던 케이스였다.
처음엔 필자가 여러 지역의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소개해 드렸고, 하나씩 하나씩 범위를 좁혀 나갔다.
지역을 먼저 정리했고, 집 형태(단독주택, 콘도, 타운하우스 등등)를 결정했고, 또 가격대로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범위를 좁혀 나갔다.
그리고 몇 군데의 집을 방문해보면서 기준을 더 잡아나갔고, 결국에는 고객이 잘 알고 있는 동네에 좋은 조건으로 나와 있는 타운하우스를 찾았다.
마켓에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된 집을 4천달러나 깎아서 샀고, 또 인스펙션을 통한 추가 협상을 통해 집주인으로부터 몇푼 더 받아내어 계약 마감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고객의 경우 15% 다운페이먼트를 하면서 정상적인 론 프로세스를 밟았는데 마지막에 확인해야 되는 서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프로세스가 느려지면서 당황스런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클로징(계약날) 하는 날 오전에 모든 문서에 사인을 하고 그날 오후에 등기를 하면서 일이 잘 마무리됐는데, 이렇게 마지막날까지 마음 졸이게 한 것은 처음이라 마지막에 사인을 마치고 순조롭게 일이 마무리되었을때는 정말이지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이 집의 경우 전 집주인이 개를 키웠어서, 행야나 개의 냄새나 모래 등이 카펫에 남아있을 것을 걱정해 미리 카펫 샴푸잉(카펫 세척) 하는 업체를 미리 섭외해서 청소를 싹 다 하고, 또 필자가 아는 일꾼을 불러 집안의 자잘한 이슈들을 정리하고 일부 페인트 칠까지 마무리해서 고객이 만족스럽게 이사를 올 수 있었다. (이사까지 도와드린 것은 안비밀!)
카펫 청소를 한 업체를 통해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카펫에서 모래가 엄청나게 나왔다고 한다. 물론 전주인의 개들이 묻혀놓은 모래들일 것이다.
아무리 전주인이 집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깨끗이 청소하고 냄새도 제거한다고 했다지만, 이렇게 동물을 키운 집의 카펫의 경우 입주하기 전에 이런 카펫 샴푸잉은 반드시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엌에 수납공간이 없어서 고민이 됐었는데, 홈디포에서 파는 기다란 팬트리(Pantry) 하나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세번째는 내일 마감하는 딜이다. 오늘 모든 문서에 사인을 다하고 돈도 입금했는데, 원래 예정된 클로징 날짜가 내일이라며 오늘은 안된다고 하더라. (참 융통성 없는 미국 사람들 ^^)
이 고객은 FHA 론 받을 자격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율을 받을 수 있었고 신용이 좋고 부부 모두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5%의 다운페이먼트로도 충분히 모기지를 받을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파는쪽의 사람들이 좋았고, 그쪽 에이전트도 젊잖은 사람들이어서 딜이 쉽게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흔쾌히 4000달러를 깎아주었고, 또 인스펙션에서 나온 세세한 것들까지 좋은 컨트랙터를 써서 모두 싹 수리해줬다.
물론 보통 집주인들이 인스펙션에서 문제가 나오면 대부분 고쳐주긴 하지만, 꼼수를 부리는 사람들도 꽤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 집주인은 할 수 있을만큼 잘 해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고객의 경우 다달이 내는 월세나 집을 구매해서 다달이 내는 모기지나 큰 차이가 없어서 강력하게 집을 살 것을 권유했었다.
왜냐하면 월세는 그냥 버려지는 돈이지만 집을 사서 모기지를 내는 것은 순전히 모아지는 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많은 포틀랜드의 마켓 특성상 집을 최소 3년에서 5년이상 보유하면 집값이 상승하는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웬만하면 집을 살 것을 권했었고, 고객도 어느정도 집안 파이낸스가 정리가 되고 아파트 계약도 재계약이 다가오면서 “큰 결정”을 해서 집을 사게 됐다.
아직도 필자의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집을 렌트하면서 꼬박꼬박 월세를 내지 말고 작은 집이라도 꼭 자기 집을 사서 모기지를 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미국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저축하고 버는 길이라고.
이번에 큰 이슈 없이 잘 마무리된 3건의 계약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케이스들이었다.
그리고 고객들 모두 큰 용기를 내서 미국에서 생애 첫 집 마련을 이뤘다.
먼 훗날 오늘의 큰 용기와 결정이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이건 맞는 말이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또 포틀랜드 도시 자체가 더 클 여력이 많은 붐타운인 점을 감안하면 포틀랜드의 집값은 하향안정세보다 미래에 상향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아주 큰 일이다. 큰 용기와 큰 결단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큰 용기와 결단를 발휘한 나의 고객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짝짝 짝~~
포틀랜드(오레곤)=최성욱
오레곤주/워싱턴주 라이센스 부동산 에이전트